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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나갈 때 같이 쓰던 물건 나누기

룸메이트가 나간다고 하는 순간, 한 번도 답할 필요가 없었던 질문에 이번 주 토요일까지 답을 내놔야 합니다 — 저 밥솥, 사실 누구 거지. 주방에 있는 물건 중 일부는 누군가 집에서 가져온 것이고, 일부는 다 같이 장바구니 목록을 짜서 나눠 낸 돈으로 산 것인데, 대부분은 둘 중 어느 쪽으로도 정리된 적이 없습니다. 다 같이 사는 동안에는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가 정말로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커플이 살림을 합치는 것과는 다른 문제

두 사람이 같이 살기 시작하는 건 하나의 살림을 오래 갈 생각으로 일부러 만드는 일이고, 거기서 나오는 질문은 "둘 중 어느 쪽이 남는가"입니다. 룸메이트는 애초에 아무것도 합치지 않습니다 — 각자 독립된 두세 집 살림이 주방과 소파와 욕실 선반을 일부러 같이 쓰는 것뿐입니다. 각자 믹서기를 따로 사는 것보다 그게 더 저렴하고 어울려 지내기도 좋기 때문입니다. 소유권은 원래부터 공동 사용 아래에서 계속 따로 남아 있었어야 했는데, 그걸 적어 둘 계기가 한 번도 없었을 뿐입니다. 다 같이 그 믹서기를 계속 쓰는 동안에는 그 질문을 던질 만한 일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요.

왜 아무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게 그 당시엔 맞는 선택이었던 이유

이사 들어간 첫 주에 밥솥에 "공동 구매, 지은이가 3분의 2 부담"이라고 적어 두는 건, 마치 관계가 시작하기도 전에 헤어질 걸 미리 계산하는 것처럼 유별나 보였을 겁니다. 룸메이트 사이는 기본적으로 서로를 믿고 시작하는 관계라서, 누가 물기 건조대를 샀는지 하나하나 장부에 적는 건 오히려 그 믿음과 반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도움이 될 기록은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는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 기록을 남기는 행위 자체가, 앞으로 같이 살 사람에게 실례처럼 느껴졌을 테니까요.

그 합리적인 선택의 대가는 딱 한 번, 정말로 필요한 그날에만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때쯤이면 다들 일 년이나 이 년 동안 흐릿해진 기억에 기대야 합니다. 누구도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세 사람이 그 좋은 냄비를 누가 샀는지 정말로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건, 그 일이 벌어졌을 당시에 아무도 기록해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옛날 기억을 뒤지지 않아도 되는 대략적인 구분법

같이 살던 집 안 물건은 사실 거의 다 세 무더기 중 하나로 나뉘고, 다툼은 대부분 이 셋을 똑같은 기준으로 다루려다 생깁니다. 누가 봐도 본인이 가져온 것 — 자기 침대 프레임, 자기 책상, 이사 오던 날 자기 차에서 내린 물건 — 은 따질 것 없이 그 사람과 함께 나갑니다. 소파나 좋은 칼 세트처럼 일부러 같이 산 카드로, 혹은 나눠 낸 돈으로 산 고가 물품은 나가는 사람에게 지금 가치만큼의 몫을 주거나, 남는 사람이 물건을 갖고 현금으로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 중 그 금액대에서 덜 어색한 쪽을 고르면 됩니다. 다들 매일 쓰지만 누가 샀는지 정말 기억나지 않는 물건 — 병따개, 남는 의자, 건조대 — 은 애초에 따질 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남는 사람이 그냥 가지면 되고, 오천 원짜리 뒤집개 하나 때문에 나가는 사람에게 값을 쳐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 모든 걸 정확하게 맞출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목표는 저녁 내내 걸리는 표가 아니라 십 분이면 끝나는 대화입니다 — 이런 일이 틀어질 때 사람들이 진짜 속상해하는 건 계산이 정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기 말이 안 들린다고 느껴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소모품은 애초에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주방 세제, 화장지, 반쯤 남은 쌀, 싱크대 밑의 세정 스프레이 — 이런 건 원래 공동 생활비에서 사거나 돌아가며 사 온 것이라, 나갈 때 이걸 나눠 가지려고 하면 괜히 일만 꼬입니다. 아무도 키친타월을 자기 몫만큼 챙겨서 나가지 않습니다. 정직한 방법은 나누는 시점에 소모품은 그냥 없던 셈 치고, 남는 사람이 예전처럼 필요할 때마다 다시 채워 넣는 것입니다.

누군가 나간 뒤 주방에서 조용히 물건이 다시 늘어난다

실제로 문제가 생기는 건 나누는 그 순간이 아니라 그다음 주입니다. 나가는 사람이 "은근히 자기 것"이었던 토스터를 챙겨 가고, 새 룸메이트는 뭐가 남았는지 전혀 모른 채 들어오고, 한 달도 안 돼 주방에 채반이 또 두 개가 됩니다. 뭐가 남았는지 아무도 확실히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부담 없는 짧은 기록 하나로 메울 수 있는 틈입니다 — 룸메이트 계약서 같은 걸 만들자는 게 아니라, 무엇이 집 전체의 것이고 무엇이 개인 것인지만 적어 두면, 다음에 들어오는 룸메이트가 짐작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Kept의 방과 멤버 구조가 바로 이런 상황에 맞습니다. 물건을 방별로도, 누구 것인지로도 분류할 수 있어서 공용 주방 안에서 무엇이 다 같이 쓰는 것이고 무엇이 특정 룸메이트가 가져온 것인지 한눈에 남고, 사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검색 기능이 채반이 세 번째로 계산대에 올라가기 전에 잡아 줍니다.

제대로 됐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정식 룸메이트 계약서도 아니고, 아무도 펼쳐 보지 않는 장부도 아닙니다. 소파와 밥솥을 나누는 게 대립이 아니라 짧고 대체로 편안한 대화로 끝나는 이사 날, 그리고 새 룸메이트가 들어오고 한 달이 지나도 주방 살림이 조용히 두 배로 늘어나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