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떠난 뒤, 남은 물건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밥그릇은 아직 뒷문 옆에 그대로 있고, 목줄도 여전히 그 고리에 걸려 있다. 아무도 치우지 않은 건, 애초에 이게 "치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몇 년간 저절로 돌아가던 하루의 일부가 어느 하루를 기점으로 멈췄을 뿐이고, 물건만 그 자리에 남았다. 보통의 잡동사니는 정리하기로 마음먹을 때까지 쌓인다. 이건 정반대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잡동사니도 아니었던 것이, 그날 이후로는 이제 없는 매일의 습관이 남긴 유일한 흔적이 된다.
정해진 시한도, "이제는 괜찮아져야 할 때"도 없다
사료 그릇이나 목줄이 놓인 그대로 얼마나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는지에 스스로 놀라고, 그러고는 그게 부끄럽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마치 동물을 잃은 슬픔에는 사람을 잃은 슬픔보다 짧은 기한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는 듯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물그릇을 언제쯤 씻어서 치워야 하는지 정해주는 바깥의 시계 같은 건 없다. 새 반려동물을 들이는 것도, 더 좁은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아니라서 아무것도 이 문제를 재촉하지 않는다면, 물건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데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다. 만지는 게 더 이상 뭔가를 지우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는. 물어야 할 건 "충분한 시간이 지났나"가 아니라 "나는 준비가 됐나"뿐이다.
집 안의 다른 물건들과 다른 이유
집 안 대부분의 물건은 가만히 멈춰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물건은 움직임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목줄은 정해진 시간의 산책을, 밥그릇은 하루 두 번의 식사를, 소파 위 그 특정 자리는 거기 늘 있던 몸을 의미했다. 이 물건들은 사진처럼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니라, 매일을 지탱하던 부품 그 자체다. 그래서 현관에서 삑삑거리는 장난감을 무심코 밟는 일이, 오래된 사진을 다시 보는 것보다 더 갑작스럽게 사람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진짜 힘든 건 물건 하나가 아니라 그 습관 자체가 사라졌다는 사실이고, 장난감이 1년 전처럼 그저 무덤덤한 물건으로 느껴지길 기대하기보다는, 이 둘이 원래 뒤엉켜 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하는 편이 낫다.
사람들이 실제로 남기는 건 몇 가지 안 된다
전부를 남기는 사람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사람도 드물다. 대부분은 작고 구체적인 몇 가지에서 멈춘다. 목걸이, 인식표가 그대로 달려 있는 경우도 있고, 제일 좋아하던 장난감 하나, 목줄, 화장을 선택했다면 유골함이나 작은 통, 가끔은 털 한 줌. 냄새가 아직 남아 있는 담요나 방석은 그 냄새가 빨리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밀봉해서 보관하기도 하는데, 옷 한 벌을 남길 때의 마음과 비슷하다. 여기에 정답은 없고, "정말 그 아이 것이었다"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그건 대개 눈앞에 쌓인 전체보다 훨씬 적고, 적어도 괜찮다.
실용적인 물건까지 다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이동장, 케이지, 뜯어놓은 사료 한 봉지, 다 먹이지 못한 약, 여분의 그릇, 목욕에 쓰던 낡은 수건 — 이런 것들까지 목걸이와 똑같은 무게로 하나하나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원래도 그냥 쓰던 물건이었고, 지금도 그냥 쓰는 물건으로 남아도 된다. 집 안의 모든 물건을 똑같이 무겁게 대하는 것이야말로 하루를 견디기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다. "정말 그 아이였다고 할 수 있는 몇 가지"와 "마침 집에 있던 용품"을 구분해서 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용적인 물건들, 실제로 어디로 보낼 수 있을까
뜯지 않은 사료, 수의사가 아직 쓸 수 있다고 확인해준 남은 약, 목줄, 이동장, 케이지, 깨끗한 담요는 지역의 유기동물 보호소나 임시보호 네트워크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물건들이다. 이런 곳들은 대개 딱 이런 평범한 물품이 부족하다. 목줄 하나를 처음 집으로 가게 될 강아지에게 쓰일 보호소에 건네는 것은, 그냥 고리에 걸려 아무 역할도 못 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결말이다. 많은 사람에게, 물건을 놓아버리기가 쉬워지는 건 그게 구체적이고 쓸모 있는 곳으로 갈 때이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기부함에 넣을 때가 아니다.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니던 동물병원에 물어보면 이런 기부를 받는 보호소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전부를 남기지 않아도, 그 모습은 남길 수 있다
물건이 집을 떠나기 전에 사진 한 장을 찍어두면, 그 물건을 놓아버리는 것이 그걸 떠올릴 수 있는 능력까지 잃는 걸 뜻하지는 않게 된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목줄이나 방석은 사진과 달리 한 번 없어지면 그만이라는 점이다. 일단 보내고 나면 나중에 다시 찍을 기회는 보통 없다. Kept의 사진 등록 기능이 평소 비우기에서 하는 역할이 바로 이것이다. 사진 한 장과 이름 하나면 충분하고, 물건 자체가 사라진 뒤에도 기록으로 남는다. 앱을 다시 열든 안 열든, 그 사진 한 장을 찍는 데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다.
"다 됐다"는 어떤 모습일까
정해진 날짜까지 문 옆 고리를 비우는 것도, 죄책감 때문에 모든 걸 영원히 붙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몇 가지만 작게 남기고, 평범한 용품들은 실제로 다른 동물에게 쓰일 곳으로 보내고, 집 안에서는 그 매일의 습관이 더 이상 이어지길 조용히 요구하지 않는 상태 —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것도 마땅히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속도가 아니라, 실제로 걸리는 만큼의 속도로.